유아기 미디어 노출이 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다양한 미디어 기기는 일상생활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유아들의 미디어 노출 시간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부모들에게 양육의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유아 발달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연구들은 유아기 미디어 노출이 언어, 사회성, 신체 발달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유아기 미디어 노출이 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미디어 노출이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

1) 언어 발달에 미치는 영향

유아기의 언어 발달은 상호작용과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촉진됩니다. 그러나 과도한 미디어 노출은 이러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감소시켜 언어 발달 지연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 연구팀은 하루 2시간 이상 미디어에 노출된 유아들이 언어 발달 지연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언어 발달 지연을 겪는 유아들의 63%가 하루 2시간 이상 미디어를 시청한 반면, 정상 발달 유아들은 16%에 그쳤습니다.

2)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

유아기의 사회성 발달은 또래와의 상호작용, 부모와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유아들은 이러한 상호작용의 기회가 줄어들어 사회성 발달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은 2세 이전에 하루 2시간 이상 미디어에 노출된 유아들의 96%가 사회성 발달 지연을 보였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부모와 함께 시청하지 않고 혼자 미디어를 시청한 유아들의 사회성 발달 지연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3) 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

미디어 콘텐츠의 내용은 유아의 정서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폭력적이거나 부적절한 내용의 미디어에 노출된 유아들은 불안, 공격성 등의 정서적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디어 시청으로 인해 부모와의 정서적 교감 시간이 줄어들면 유아의 정서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 신체 발달과 수면에 미치는 영향

장시간의 미디어 시청은 신체 활동 시간을 감소시켜 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취침 전 미디어 시청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이는 전반적인 신체 발달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 부모의 역할과 미디어 중재 전략

부모의 미디어 중재는 유아의 미디어 노출이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간접적인 미디어 중재(예: 미디어 사용에 대한 규칙 설정, 대화 유도 등)는 유아의 공감 능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부모들은 유아의 미디어 사용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교육적인 콘텐츠를 선택하며, 함께 시청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듯 유아기의 미디어 노출은 언어, 사회성, 정서, 신체 발달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2세 이전의 과도한 미디어 노출은 발달 지연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부모들은 유아의 미디어 사용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미디어 노출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올바른 미디어 활용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유아기 미디어 노출을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

 

2. 유아기 건강한 미디어 노출 방법

1) 연령별 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세계보건기구(WHO)는 2세 미만 유아는 미디어 사용을 피하고, 2~5세 유아는 하루 1시간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합니다.

부모가 이를 참고하여 미디어 사용 시간을 설정하고, 일정한 규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부모와 함께하는 ‘양질의 미디어 시청’ 습관 들이기

혼자 시청하는 것보다 부모가 함께 보면서 내용을 설명하고,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 유아의 언어 및 사고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예: 동화를 영상으로 볼 때 "이 캐릭터는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와 같이 대화를 유도하기

3) 수동적인 시청보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활용하기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보다, 놀이형 학습 앱이나 인터랙티브 콘텐츠(예: 가상 동화책,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 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캐릭터가 움직이며 반응하는 앱 사용

4) 취침 1시간 전에는 미디어 사용 금지하기

취침 전에 미디어를 보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어 수면의 질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대신, 책을 읽어주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려주는 대체 활동을 권장합니다.

5) 미디어 외의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기

신체 활동(산책, 공놀이), 창의 놀이(블록 쌓기, 그림 그리기), 감각 놀이(클레이 만들기) 등 다양한 놀이 경험을 제공하여 미디어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 "오늘은 미디어 없이 놀이하는 날!"을 정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6) 콘텐츠 선택 시 교육적이고 긍정적인 내용을 우선하기

연구에 따르면, 폭력적이거나 빠른 장면 전환이 많은 콘텐츠는 유아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PBS Kids, EBS 유아용 콘텐츠처럼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제한 보다 '활용'이 먼저입니다.

이처럼 유아기 미디어 노출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가이드를 제공하면, 미디어는 단점보다는 긍정적인 학습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